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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기록/100대 명산

200229 천마산(028)-철마산-주금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창궐로 온 세상이 어지러워,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정을 취소하였다.
이 때문에 시간이 생기게 되어 이전부터 하고 싶었던 천마산-주금산 종주를 시도하게 되었다.
장거리 산행에 대한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서 택한 코스다.
천마산에서 주금산까지의 마루금을 따라 가는 내내 양쪽으로 마을이 있고, 탈출할 수 있는 길이 많이 있기 때문에 중탈에 대한 부담이 덜 한 코스이기도 하다.

1. 일시 : 2020-02-29 토요일
2. 날씨 : 맑음, 3.2~12.7℃
3. 코스 : 천마산-철마산-내마산-주금산 코스(약22km) 
4. 시간 : 10시간4분 (이동 8시간28분, 휴식 1시간36분)
5. 교통 : 혼산(대중교통)

경춘선을 이용하여 평내-호평역에서 내려 165번 버스를 갈아타고 천마산 입구로 간다.

08:18 천마산입구 종점에 내려 산행 준비를 하고 출발한다.
천마산이 구름에 둘러 쌓여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뫼터라는 이름이 예전에는 곰이 많이 살았던 산임을 알려준다.

골짜기에 흐르는 계곡물은 봄이 왔음을 웅변하고 있다.

산안개가 신비로운 모습을 연출한다.

전망대 직전에 있는 꺾정바위.

오르는 동안 나무 사이로 운해가 보여 마음이 급했는데 전망대에 도착하여 제대로 된 운해를 본다. 꽤 오랜만에 보는 운해다.

09:43 천마산 정상 도착. 인증사진을 찍고 다시 구름이 넘실대는 능선길로 들어선다.

뒤돌아 본 천마산. 북동쪽 사면에는 눈이 살짝 녹아 슬러시 상태가 되어 많이 미끄럽다.

11:25 과라리고개에 도착하니, 누군가 붙여놓은 작자미상의 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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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라리 아리랑

산다는게 살아간다는게 모두
굽이굽이 돌아 산마루턱에 다다르는
산길과도 같아서

천 번을 다녀도 갈 적마다 새로운 것이
우리인생 여정과도 같아서

늘 한 자리에서
만고풍상 마다 않고 얼싸 안는 모습이
따스한 어머님 품속 같아서

그래, 많이 힘들 제?
여기 잠시 쉬었다 가거라

긴 숨 한 번 크게 들이켰다가
쭉 내 뱉어 보거라
세상사 뭐 그리 부러운 님 없을 게다

그래도 어디 한 구석 짠 한데가 있거든
여기 과라리 고갯마루에
무심한 돌 하나 던지거라

아리랑 아리랑 과라리 아리랑
과라리 과라리 울엄니 아리랑

자 다시 시작 하거라
가는 길에 행여 고비를 맞거든

스스럼없이 이제
나를 밟고 지나 가거라
무심하게 그냥 무심하게

과라리 과라리 울압지 아리랑

Since 1999.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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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없는 곳도 미끄럽기는 매한가지다. 머드 슬라이드와 같은 상태이기 때문에 호랑나비 산행을 한다.

12:59 철마산 정상 도착. 오는 도중 등산객을 한 명도 못 만났는데 정상에는 다섯명이 쉬고 있다.

내리막 길이 미끄러워 오르막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
넘어지지 않기 위하여 신경을 쓰다보니 몸도 마음도 여간 피곤한게 아니다.
피곤하니 더 자주 쉬게 되고 출발전에 예상했던 소요시간보다 더 걸리게 된다.

14:04 내마산. 특별한 표식도 없는데 철마산보다 더 높은 봉우리다.
내마산을 오르면서 부터는 다리가 뻐근해진다. 걸음법과 자세는 신경 썼지만 호흡법을 놓친 듯 하다.
다시 최대한으로 강한 호흡을 시작하며 진행하니 피로도가 떨어지는 듯 하다.
이미 쌓여있는 피로물질이 빠질 것 같지는 않지만 효과는 있다.
그러나 강한 호흡을 하다보니 입안이 마르면서 수분섭취가 잦아지고 1.5리터를 가져간 물이 부족하다.

16:07 내마산을 지나 오른 봉우리에서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능선을 바라본다.

예상보다 길어진 산행시간에 행동식과 물도 떨어지고 물도 떨어져 가고..

16:54 주금산을 700여미터 남긴 쉼터에서 일몰에 대비하여 헤드랜턴을 준비하는데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시각, 이 곳에 하산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부랴부랴 올라보니 헬기장에서 백패킹을 하는 회원들이 모여서 식사를 하던 중이다.
그 중 한분이 식사 좀 하고 가시라는 인사말에 염치불구하고 앉아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일몰전에 내려가려면 서둘러야 하기에 전망대는 포기하고 바로 주금산으로 향한다.

17:15 주금산 정상. 당연히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산 길은 1코스라고 돼있는 베어스타운 쪽 길로 내려간다.
베어스타운 근처에 다다르니 해가 건너편 산 능선에 걸려있다. 사진만큼 어둡진 않았다.

18:22 베어스타운 도착

항상 물과 행동식이 남을 정도로 가지고 다니는데 오늘따라 부족하여 허기에 고생을 했다.
갈증에도 고생하여 제일 먼저 이온음료를 사서 원샷을 한다.
오늘 행동식과 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내리막이 너무 미끄러워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공부가 많이 된 성공적인 산행이었다.
걸음법과 자세는 어느 정도 지켰지만 호흡법을 놓치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오르막보다는 평지나 내리막에서 호흡을 놓치게 되면서 다리 근육에 젖산이 쌓이고 피로해 지는 것 같다.

산우들과 함께하면 이런 테스트를 해보기가 어려운데 오늘 맘껏 이것 저것 해보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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