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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기록/기타 산행

110828 석룡산

2011.08.28석룡산(石龍山, 1,147.2m)

그동안 아내와 함께 또는 나홀로 산행만 하면서 서울과 경기도 인근 산을 다녔으나, 경기도에서도 먼 곳이나 타 지방은 혼자서는 다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차를 몰고 가면 원점회귀 산행이 되어 산행의 맛이 반감이 될 것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뜸한 배차시간과 이른 운행종료로 인해 차 시간 맞추기가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었다.
그래서 산악회에 가입하여 산행을 해 보기로 하고 알아보던 중, 적당한 곳을 찾아 토요일 저녁에 부랴부랴 가입하고 일요일 새벽에 출발하는 차량을 이용하기로 한다.
 
산행기록

산행 이야기

이른 아침에 집합장소에 가서 산악회 버스에 자리를 잡고 주위를 돌아보니 산악회가 친목형 산악회가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인 분위기는 같이 온 사람들 끼리 어울리는 듯 했다. 나 처럼 혼자서 온 산님들도 꽤 되는 듯 하다.

아침 7시반에 드디어 버스가 출발한다. 조금 늦게 도착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산행을 포기해야 한다. 단체생활에서는 시간 엄수가 가장 중요하다.
버스를 타고 가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차를 몰고 다니던 것과는 다른 편안함이 있다.

버스 이동중 산행대장님의 설명을 들으니 오늘의 산행코스는 화악산과 석룡산 팀이 함께 움직이는 것이고, 화악산은 여섯시간, 석룡산은 다섯시간을 책정하였다고 하는데, 내 생각으로는 화악산코스는 엄청나게 힘든 산행이 될 듯 하였다. 거기에 반해 석룡산 다섯시간은 아주 여유로운산행이 될 듯 했다. 또, 어차피 화악산 팀이 내려와야 출발할터이니 여섯시간을 책정한 것이나 다름 없다. 나는 애초 목적이 석룡산이기도 하고 화악산은 다녀와봤기 때문에 석룡산을 택하기로 한다.

두시간 남짓 달려 화악산 팀을 관청리 들머리 조금 못미쳐 OO사 입구에 내려준다. 큰 개울을 건너지 않는 길을 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란다. 이전에 화악산 하산길을 관청리로 잡았을 때, 큰 개울을 건너기 위해 신발을 벗고 건넜던 생각이 난다.
그런데 내가 탔던 버스에서 네명만 남고 모두 내려버린다. 나중에 알고보니 버스 두대에 총 69명이 참여했는데, 60명이 화악산 코스를 선택하였단다. 잠시 갈등을 하였지만 애초 목표였던 석룡산을 가기로 한다.
화악산 팀을 내려주고 버스는 15분 정도를 더 달려 조무락골 입구에 도착한다.

조무락골에서 내려오는 석룡천과 만나는 가평천이다. 삼팔교도 보인다. 하산해서 여기서 씻을까 하고 잠시 생각해본다.


잠시 사진 찍느라 한눈팔고 있는데 벌써 일행은 출발한다. 오늘은 산악회 산우님들과 나의 발걸음이 얼마나 차이나는지 확인해볼 좋은 기회이니 열심히 따라 붙는다. 한참을 오르며 선두를 유지한 채 두 명이 오르다가 결국 된비얄을 만나서 뒤쳐지고 만다. 같이 갔던 산우님이 원채 발이 빨랐기도 하고, 내 페이스와는 다른 호흡으로 따라가다 보니 아무래도 오버페이스를 한 것 같다. 

화악산은 근처 산들을 내려다 보는 조망이 좋았지만 석룡산은 정말 볼 만한 조망이 없다. 단지 오르다가 간간히 보이는 화악산만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날씨는 청명한데 화악산 정상을 보니 구름에 쌓여 있다. 화악산 팀이 좋은 조망을 놓치겠구나 싶었다.


정상 근처 능선 까지는 거의 오르내림이 없고 꾸준한 오름만이 있어서 굉장히 지루한 산행이었는데, 정상 능선에 와서 몇 번의 심한 오르내림을 지나면서 정상의 모습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나 잠시후 능선길을 가는데 갑자기  조그만 돌무덤에 석룡산 정상석만이 덜렁 있는 정상이 나타났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역시 화악산 중봉을 갔을 때 처럼 약간의 허무함이 느껴진다.


먼저 올라갔던 산우님은 보이지 않고 뒤따라 오던 산우님들도 보이지 않는다. 결국 산악회를 따라 왔는데도 불구하고 혼자서 식사를 한다. 30분 가량 막걸리도 한잔 하고 커피도 한잔 타먹고 천천히 하산을 시작한다. 시간은 충분하니 내려갈 때는 천천히 갈 요량이다.

하산길은 화악산쪽으로 가다가 방림고개에서 계곡쪽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화악산 방향은 등산로가 없다.


조금 내려오다 보니 나뭇잎 사이로 구름이 걷힌 화악산 정상능선이 보인다. 조금 늦은 화악산 팀은 아마도 조망이 좋겠구나 생각해본다.


계곡에 내려서서 시원한 계곡물이 유혹을 해도 참고 내려간다. 더 좋은 복호동폭포에서 쉬기 위해서다.
드디어 복호동 폭포에 도착한다. 물줄기가 조금 줄었지만 역시 멋진 장면이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아예 물속으로 첨벙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고 있는데, 화악산을 다녀온 산우님이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여 물에 빠진 생쥐꼴로 한장 찍는다.


오후 네시 출발시간에 맞추기 위해 3시 20분경 하산을 시작한다. 폭포에서 식힌 땀이 다시 날 정도로 열심히 걸어 버스에 도착하니 5분전이다. 그런데 화악산 팀이 열명도 오지 않은 상태이다.
너무 오래 기다릴 수 없으니 4시반이 지나서 먼저 온 사람들은 앞차로 모여 출발하기로 한다.

귀가 이야기

출발해서 한시간 반이 지났는데 겨우 상천리 부근이다. 지난주 호명산에서 내려와 경춘선을 탔던 역이다. 얼른 아이폰으로 상천리역 시간표를 살펴보니 6시 14분 열차가 있어서, 기사님에게 내려달라고 한다.
6시14분 열차를 놓치면 6시54분 열차가 있기 때문에 내리자마자 뛰다싶이 걷는다. 간신히 도착하여 무사히 탑승하고 서울로 간다.


산행 코스



100904 화악산 중봉 △○